버거킹 고추장소불고기 매콤한 한식 스타일 버거 후기
국회의사당역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해야겠기에 어슬렁거렸습니다.
육계장, 국밥, 스테이크 등 이것저것 먹을 건 많았지만 딱히 끌리는건 없고 간단하게 먹고 싶은 기분이었죠.
그때 눈에 띈 것이 버거킹이었습니다. 옆에 서브웨이랑 고민하다가 그냥 버거킹으로 들어갔습니다.
두달에 한번쯤? 버거킹이 무척이나 땡길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날이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런 확신이 든 날 다른 것을 먹게 된다면 분명히 두고두고 후회가 들 것입니다.
며칠 간 그런 찝찝함을 간직하다가 분명 버거킹을 먹으러 갔겠죠.
그럴바엔 생각이 드는 순간에 바로 먹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버거킹은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먹고 싶은 타이밍에 딱 먹어줘야 만족감이 채워지는 법이죠. 물론 언제 먹어도 맛있기는 합니다만, 만족감을 수치로 따지자면, 굳이 따지자면 말이죠. 제 타이밍에 먹어줘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버거킹 고추장소불고기 후기 글입니다"
여의도 버거킹은 생각보다 넓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더군요. QR 방문 체크를 하고 키오스크에 가서 뭘 먹을까 잠시 고민합니다. 버거킹은 무조건 와퍼다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와퍼만 있는 버거킹은 너무 단조롭지 않나요. 전 와퍼를 이제 그다지 시키지 않게 되었습니다. 버거킹 와퍼를 이미 질리도록 먹은 시절을 지났기 때문이죠. 올드보이의 오대수 정도는 아니지만, 저도 와퍼는 남부럽지 않게 먹었던 것 같습니다. 와퍼를 먹고 체한 뒤에도 이틀 후에 와퍼를 또 먹었을 정도니까요. 미련한 것을 알지만, 와퍼를 그만큼이나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떠나보낼 땐 떠나보내야죠. 와퍼는 저의 식생활에 한 획을 긋고는 이제 떠났습니다. 어느 음식이 한 획을 긋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여의도백화점 순대국 만큼이나 와퍼는 진한 한 획을 긋고는 서서히 떠나갔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것이 아닌 서서히 뜸해져서 더이상 연락하지 않는 친구처럼 말이죠.
각설하고, 저는 키오스크에서 신메뉴를 발견하게 됩니다. "응? 버거킹 고추장소불고기" 새로운 메뉴인가봅니다.
버거킹 고추장소불고기는 사진과 같이 고추장 소불고기와 고추장 버섯소불고기로 나뉩니다. 버섯이 몇 조각 들어가고 가격이 조금 더 올라가는 것이죠. 살짝 고민했지만, 저는 역시 버섯이 좋습니다. 품기로 하고 고추장 버섯소불고기 세트로 정합니다.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에 마음을 뺏긴 것이죠. 고추장은 한국인의 소울 소스일 것입니다. 고추장을 전면에 내세운 버거라, 거기에 버거킹이라, 직화 고기에 고추장을 얹은 느낌? 그것은 한식의 느낌이었습니다. 기대를 하고 주문을 넣은 후 버거킹 고추장소불고기를 기다립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나옵니다. 역시 패스트푸드입니다. 분업이 잘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패스트푸드라도 매장마다 스피드는 천차만별인데 이 지점은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스마일한 응대가 조금은 아쉽지만 어떻습니까, 맛있는 음식을 빨리 내어준다면, 스마일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도 그날의 감정이 있는 것이지요.
자 이제 버거킹 고추장소불고기를 먹어볼 차례입니다. 일단 사진부터 보여드리죠.
일단 메뉴 사진에 너무도 영롱하게 보여졌던 비주얼은 아닙니다. 이것은 모든 버거가 마찬가지겠지만요. 이해합니다. 중요한 건 맛이지요. 버거킹 고추장소불고기는 기본적으로 빵, 양상추, 양파, 패티, 고추장 소스, 마요네즈 소스, 그리고 버거킹 버섯고추장소불고기에는 버섯이 추가되어 있는 구성입니다. 생각보다 실합니다. 우와~ 할 정도는 아니지만, 평범한 보통의 만족감 정도는 됩니다.
각설하고 크게 한입 먹어봅니다. 이건 매콤한 맛이 꽤 나는군요. 먹기 전에 상상했던, 달짝지근한 칠리소스 타입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매콤한 맛이 제대로 납니다. 매콤함은 마요네즈 소스와 융합하여 풍부한 맛을 우러냅니다. 조화롭게 보조를 맞추며 매콤함의 독주를 견제합니다. 괜찮습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아니 꽤 맛있습니다.
고추장 소스를 끼얹은 고기를 먹는 느낌은 아닙니다. 이것은 버거킹, 버거임을 잊으면 안됩니다. 버거 기본에 고추장 소스를 얹은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쌈 한입 간단하게 먹고 싶어서 고추장소불고기 버거를 드시면 안된다는 것이죠. 물론 그렇게 하실 분들이 있을까 싶지만, 혹시나해서 사족을 덧붙입니다.
새로운 맛의 버거를 찾고 있다면, 추천 드릴만합니다. 한식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고추장 소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그저그런 달짝지근한 버거를 원하시는 분들은 비추합니다. 생각보다 맵기 때문에 거리감이 있으실거예요. 하지만, 한국 입맛을 가진 분들이라면 부담없이 즐기실 수 있을 맛입니다. 버거의 기본을 지키면서, 새로움을 더했습니다.
버거킹 고추장소불고기를 개발하신 분들은 꽤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습니다. 고추장 소스와 버거를 접목시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고추장 소스는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강력함을 가진 소스이지요.
조화롭습니다.
매콤한 소스가 입술에 묻어 약간의 시간이 지체된다면, 입술이 조금 따가운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그만큼 매콤함이 살아있다는 것이지요. 얕보지는 마시고, 그렇다고 불닭볶음면을 생각하셔도 안됩니다. 적절한 선을 지켰습니다. 아삭이는 양파와 양상추는 소스와 어우러지며 꽤 기분 좋은 식감을 선사합니다.
이상 버거킹 고추장소불고기에 대해서 느낀 점을 주저리 얘기해봤습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보니 길어지긴 했지만 필터링을 거치지 않아야 좋은 리뷰가 되지 않을까하여 노필터로 길게 한번 풀어봤습니다.
버거킹 고추장 소불고기에 대한 쓸데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